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세운상가는 지난 1967년부터 1972년까지 세운, 현대, 청계, 대림, 삼풍, 풍전(호텔), 신성, 진양상가가 차례로 건립된 국내 주상복합건물의 효시로 꼽힌다.

준공 당시에는 전기‧전자‧기계‧금속 등 다양한 제조산업의 중심지이자 고급아파트, 국내 유일의 전자제품 종합상가로써 명성을 날려 “세운상가에서는 미사일과 탱크도 만들 수 있다”는 전설(?)적인 농담까지 나왔었을 정도다.

그러나 이후 세운상가는 주거와 상업 기능이 충돌했고, 강남 개발로 인해 고층부 아파트의 인기가 하락하며 주거 기능이 약화됐다. 이에 따라 아파트는 점차적으로 팽창하는 전자업종 기술자들의 작업실과 사무실로 대체됐으며, 저층부 점포에도 전자업체들이 들어서면서 1970년대에 이르러 ‘주상복합’이라기보다는 ‘전자상가’라는 인식이 굳어지게 됐다.

또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상권이 이동하면서 쇠퇴의 길을 걷게 됐으며, 지난 1979년에는 재개발사업을 위한 정비계획이 수립되기도 했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 및 주민갈등 등 여러 가지 이유로 30여년간 재개발사업이 지지부진 했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 2014년 3월 세운상가를 존치해 도시재생사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으며, ‘세운상가 일대 도심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 거점으로 혁신한다’는 목표 하에 ‘다시‧세운 프로젝트’ 진행해 2017년 가을 사업을 마무리했다.

‘다시‧세운 프로젝트’는 ▲다시 걷는 세운(보행 재생) ▲다시 찾는 세운(산업 재생) ▲다시 웃는 세운(공동체 재생) 등 3가지로 추진됐으며, 세운상가의 내실 있는 재생을 위해 보행로 연결뿐만 아니라 산업과 공동체를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병행해 진행함으로써 하드웨어적(물리적) 재생과 소프트웨어적 재생이 동시에 이뤄지도록 추진해왔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05년 청계천 복원 당시 철거됐던 세운~대림상가 간 3층 높이 공중보행가 ‘다시세운보행교’(총연장 58m)라는 새 이름으로 12년 만에 부활했으며, 세운상가 옥상에는 남산과 종묘 등 도심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와 쉼터(서울옥상)가 문을 열었다.

또한 세운상가~대림상가 양 날개에 각 500m 길이, 3층 높이의 보행데크를 새로 조성해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 계단 등을 통해 지상과 연결, 청계천 등 주변 방문객들의 발길이 세운상가로 이어지도록 했으며, 세운상가 앞 옛 초록띠공원은 다양한 행사가 열릴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인 ‘다시세운광장’으로 기능을 전면 재편했다. 더불어 광장 지하에는 다목적홀과 문화재전시관이 조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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