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피움·(주)피움이노베이션 심현숙 부사장 / 기술경영학 박사

(주)피움·(주)피움이노베이션 심현숙 부사장 / 기술경영학 박사

우리는 지금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기술혁신 시대에 살고 있다. 심지어 우리 아이들 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모바일폰을 손에 들고 태어난다고 해서 ‘포노사피엔스(phonosapiens)’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쯤에서 우리는 우리 아이들 세대가 살게 될 미래도시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

 

∥ 스마트시티 시대에도 건강이 우선

최근에는 일상생활 속에서 기술혁신 제품들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업그레이드 된 모바일폰을 통해서 이전에 없던 새로운 기능과 화면이 바뀌는 빠른 속도만으로도 실감할 수 있다. 이렇게 자주 바꿔가며 접하는 디지털기기와는 또 다르게 기술의 변화에 놀라게 되는 것이 주거환경에 적용되는 ‘스마트시티 기술’이다.

세계적으로도 건축기술과 IT기술이 앞서있는 우리나라는 스마트시티 적용에도 앞서있다. 아파트 주차장에 들어서면 스마트센서가 차량번호를 인식해 그 세대에서 가족의 도착을 알 수 있고, 주차 층에 엘리베이터가 미리 내려와 있기도 한다. 센서 방식으로 자동 소등되고 태양열로 가동되는 에너지절감형 가로등이 적용되고 있으며, 화장실 용수는 세대 내에서 배수되는 하수용수를 정수해 재활용되고 있다. 휴대폰에 연동해서 집 밖에서 전기를 끄거나 가스를 잠그거나 보일러를 미리 켜기도 하고, 집에서 사용하고 있는 전기, 수도, 가스 사용량도 모바일 폰으로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이제는 그야말로 ‘industry 4.0시대’가 만드는 주거환경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아파트에 입주하면서도 입주자들은 여전히 건강을 걱정한다. 최근에는 미세먼지가 심해지면서 창문까지 닫아야 하다 보니 입주 초기 새집 냄새가 더 심해지고 있다.

미래공상과학영화를 보면 가끔씩 모든 것이 첨단인데 참 낯선 장면이 눈에 띈다. 숨쉬기 어려울 정도로 보이는 탁한 공기와 나무 한 그루 없는 주변 환경, 폐허처럼 변해버린 도시들이 그것이다. 예전엔 그런 것들이 이해가 가지 않았었는데 이제는 점차 그 기억이 현실화될까 두려워진다.

건설사들은 세대 내 환기설비를 가동하라고 하지만 이는 미세먼지나 황사처럼 필터로 걸러지는 입자상 물질만 막을 수 있을 뿐 건축자재에서 발생되는 새집증후군 원인물질인 폼알데하이드나 휘발성 유기화합물 같은 가스상 물질에는 별 효과가 없다. 이를 위해서는 일부 고급 단지에만 적용되고 있는 기능성 건축자재를 전면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기능성 건축자재는 미세먼지가 많아 창문을 열지 못하는 날에도 실내 유해물질을 줄여줄 뿐만 아니라 고온다습해진 기후변화로 인한 실내 습도도 자율적으로 조절해 실내공기를 자체적으로 정화한다. 현재 국내 흡착, 흡방습 성능을 가진 기능성 건축자재의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실내 공기질 관리방안으로 IoT 기술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미세먼지 알림 앱처럼 집집마다 인터폰 옆에 센서를 장착해 집 안의 실내공기질 수치를 개인 휴대폰에서 확인할 수 있게 되면 퇴근 전에 미리 자동개폐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킬 수 있다. 이를 통해 에너지 손실을 줄일 수 있다.

 

∥ ‘좋은 집’에 대한 선진 시민의식 길러야

삶의 가치를 높이는 것은 비싼 대리석 건축자재나 고급 승용차가 아니다. 맑은 공기, 깨끗한 물, 건강한 집이 삶의 가치를 높이는 ‘좋은 집’일 것이다.

재건축‧재개발사업으로 형성되는 새로운 단지의 탄생은 전혀 다른 신도시 하나를 새로 건축하는 것과 같다. 첨단 단지가 몇 백 세대 들어서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 도시 전체에 주는 영향이 엄청나게 크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다음 세대에 물려줄 새로운 도시를 디자인한다는 개념으로 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아직도 여기저기서 시행되고 있는 재건축, 재개발 현장을 가보면 우후죽순이라는 용어가 저절로 떠오른다. 저마다 자기 단지를 최고 단지로 짓겠다고 하다 보니 주변 단지의 일조권 침해나 교통체증 유발, 공원, 동산 등의 자연녹지 훼손에는 관심이 없다. 재건축, 재개발이 활성화되고 있는 이 시점이 다음 세대에게 아름다운 미래도시를 물려주고 가느냐 아니냐 하는 중요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는 단지별 자치 쓰레기 처리시설과 재생에너지 활용시설을 구축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지구온난화에 대한 시민인식을 높여 혐오 시설이 아닌 모두가 책임져야 하는 당연시설로 동의를 얻어 설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몇 해 전 TV공익광고에서 행복한 가족이 자동차를 타고 달리다가 창문을 열고 쓰레기를 밖으로 버리면서 ‘내 차에 버리기 싫어서 우리나라에 버렸습니다’라는 카피가 화면에 나타났었다. 나도 모르게 무심코 차창 밖으로 쓰레기를 던지던 많은 사람들에게 작은 울림을 줬을 것이다.

다음 세대를 위한 주거환경에서 필요한 건, 4차 혁명을 반영한 첨단 미래도시 시설보다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에 따른 고온다습화, 미세먼지, 황사 등에 대한 우리 모두의 책임의식과 이를 줄이고자 실천하는 선진 시민의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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