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사업 옛 위상 회복하는 한 해가 되길

한국도시정비협회 이공재 자문위원장
법무법인 고원 대표변호사

경자년(庚子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유독 따뜻한 겨울로 회원사님 모두 편안한 겨울을 나실 것으로 믿습니다.

지난 2019년은 참 다사다난했던 해였습니다. 분양가 상한제 실시, 대출규제 등 강력한 부동산 대책, 헌법재판소의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합헌결정, 지방자치단체의 독자적 유권해석 배포, 각종 심의 거부 등 정비사업은 정부, 지자체, 사법기관에서 집값 상승의 원흉으로 지목되어 강력한 규제의 대상이 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정비사업은 애초에 노후·불량 건축물을 효율적으로 개량하거나 주거환경이 불량한 지역을 정비하고자 하는 ‘공익사업’입니다. 이와 같은 규제일변도의 정책은 한정된 주택용지를 갖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외면한 것이라고 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규제’는 법적 안정성에 기초한 정해진 ‘룰’의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함에도, 종종 사회구성원들의 예측을 벗어난 정책으로 혼란이 야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올해 정부가 발표한 ‘분양가 상한제 소급 입법’ 역시 이러한 관점에서 재고가 필요합니다. 당시 법령에 맞게 총회 결의, 관할청 인가로 결정된 분양가를 다시 정하도록 하는 것은 사회구성원들의 혼란을 야기하고 변동성을 증가시켜 결국 정비사업을 ‘투기’의 사업으로 변질시킬 위험이 큽니다. 시행령 개정 전임에도 위헌 이슈가 나오는 것 역시 같은 이유일 것입니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역시 ‘미실현 이익에 대한 과세’라는 측면에서 기존의 조세 원칙을 일탈하였다는 점에서도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미 많은 단지가 부담금 예정액을 통지받았고, 재건축이익환수제를 피한 단지는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상반된 결과가 벌써부터 발생하고 있습니다.

고가주택에 대한 대출규제 역시 주택시장의 유동성을 저해해 주택의 일시적 가격을 통제하겠다는 의도로 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시장에서 평가돼야 할 주택의 가치, 주거환경의 가치가 정책기조에 따라 규제돼 인위적으로 조정된다는 것은 결국 개인의 재산권 보장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무시한 것에 다름 아닙니다.

이렇듯 일방적인 규제 일변도의 정책으로 정비사업이 주춤한 상황이지만, 다시금 정비사업은 본래의 공익적 역할을 되찾아 대한민국의 주택 공급의 가장 중요한 위치를 다시 찾을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저희 한국도시정비협회 자문위원단 역시 새로운 협회 임원진 출범과 아울러 조직을 개편했고, 협회의 중점사업인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 등록기준 현실화’, ‘정비사업전문관리자(기술인력) 국가공인 자격증제도 도입’, ‘정비사업전문관리자 정보체계 구축’, ‘정비사업전문관리자 표준용역보수표 및 표준계약서 보급’에 관한 소위원회를 구성, 수차례 위원회를 열고 중점 사업의 빠르고 확실한 수행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특히 정비사업전문관리자 국가공인 자격증제도와 표준용역보수표 보급에 관한 작업은 정비사업의 공익적 목적, 그리고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의 공익성을 강조해 봤을 때 반드시 관철돼야 하는 사업이 아닐까 합니다. 자문위원단 역시 협회를 도와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또한 협회는 지난 12월 자문위원단과 함께 서울시 및 국토교통부에 ‘추진위원회 선정 정비회사 업무연속성 보장’에 관한 의견을 법무법인 다수의 의견과 함께 강력히 표출했고, 지난 8월에는 한국주택정비사업조합협회와 ‘재개발·재건축 조합 표준정관안’ 마련 대토론회를 개최하고, 12월 표준정관안을 확정해 배포하는 등 협회 회원의 권익보호를 위해 힘써왔습니다.

새해에는 협회와 함께 규제 일변도의 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 정비사업전문관리자의 위상을 제고하기 위한 업무를 충실히 수행해 정비사업전문관리자의 위상을 되찾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예로부터 쥐는 지혜와 총명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또한 쥐를 뜻하는 ‘자(子)’는 다시 돌아온다는 회복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2020년 경자 해를 맞아 회원사 여러분들 모두 쥐처럼 영민하고 지혜롭게 상황을 헤쳐 나가 다시금 정비사업의 예전 위상을 회복하게 하실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저희 자문위원단 역시 회원사님들을 더욱 적극적으로 도와 경자년 회원사들의 위대한 출발에 일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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