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하늘 / 자유기고가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안’과 ‘않’의 올바른 사용을 어려워한다. 아마도 둘 다 부정의 의미로 사용되는 데다가 발음까지 비슷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단어의 기본형을 이해하면 틀리지 않고 정확하게 쓸 수 있다.

부정이나 반대의 뜻을 가진 문장을 만드는 방법으로는 부사 ‘아니’의 준말인 ‘안’을 용언 앞에 놓는 방법과 용언의 어간 뒤에 ‘(-지) 아니하다’의 준말인 ‘(-지) 않다’를 붙이는 방법, 두 가지가 있다. 용언 앞에는 용언을 수식하는 부사 ‘안’이 오고, 용언 뒤에는 보조 용언 구성인 ‘-지 않다’가 온다.

먼저 ‘안’은 부사로 한 단어이다. 문장에서 부사의 역할은 용언(동사와 형용사)을 수식하는 역할을 하는데, 필수적인 요소는 아니다. 즉, 없어도 의미가 통하고 문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가령 “그 사람은 키가 너무 커서 싫어” 할 때 ‘너무’는 뒤에 오는 형용사인 ‘크다(커서)’를 수식하는 부사이다. 이 문장에서 ‘너무’를 빼고 “그 사람은 키가 커서 싫어”라고 해도 문장에 오류가 발생하지는 않는다.

‘안’도 마찬가지이다. 부사이기 때문에 형용사나 동사 앞에서 부정의 의미를 더해주지만, 설령 ‘안’이 쓰이지 않더라도 뜻이 달라질 뿐 문법적으로 하자가 발생하지는 않는다.

※ 예문 : ①나는 술을 안 마신다.

②다이어트 때문에 저녁에는 아무것도 안 먹는다.

 

반면에 ‘않’은 동사이자 보조동사, 보조형용사로 쓰이는 ‘아니하다’의 어간 ‘아니하’가 줄어든 것이다. ‘않’은 어간이기 때문에 문장에서 단독으로 쓰이지 않는다. 어미를 동반해야만 완전한 문법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 ‘-지 않다’ 형태로 문장의 마지막에서 부정의 의미를 나타낸다(예문③). 물론 문장 중간에 나오는 경우도 있는데(예문 ④), 이 경우 특히 사람들이 ‘안’과 헷갈려 한다.

※ 예문 : ③일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

④아이가 밥을 먹지 않아서 걱정이다.

 

여전히 ‘안’과 ‘않’이 헷갈린다면 다음의 요령을 알아두자.

1. 동사나 형용사 앞에서는 ‘안’을, 뒤에서는 ‘않’을 쓴다.

2. ‘안’은 빼더라도 말은 된다.

3. ‘않’은 독립적으로 쓰이지 않는다.

4. ‘안’과 ‘않’이 헷갈리는 곳에 ‘아니’가 자연스러우면 ‘안’을 쓰고, ‘아니하다’가 자연스러우면 ‘않’을 쓴다. (예 : 철수가 밥을 안 먹는다 → 철수가 밥을 아니 먹는다. / 철수가 밥을 먹지 않는다 → 철수가 밥을 먹지 아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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