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안정 시키려면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을 확대해야”

사단법인 건설주택포럼 한정탁 회장 / 경기그린에너지(주) 대표이사

“주택시장을 정책관점에서 볼 때 과도한 규제는 가격변동성을 키우면서 주택가격의 상승을 야기했고, 반값아파트와 같은 지속적이지 못한 공급정책은 민간주택시장의 혼란과 전세가격의 급등을 초래했습니다. 현 정부의 2년간에 걸친 과도한 규제 역시 단기적인 효과를 보이기도 했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주택시장의 불안정한 상황은 지속됐습니다. 이에 정부는 더욱 강력한 규제정책을 단행하고 있지만, 시장의 불확실성은 더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규제정책만으로는 집값 안정을 이루어내기 어렵습니다. 실효적인 공급대책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사단법인 건설주택포럼 한정탁 신임회장이 진단한 최근 주택시장의 모습이다.

지난 1월 21일 건설주택포럼 제15대 회장으로 선출된 경기그린에너지(주) 한정탁 대표이사는 취임사를 통해 현재의 주택시장을 위와 같이 진단하고, “올 한해 건설주택포럼이 앞장서서 주택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한정탁 회장이 대표이사로서 이끌어 가고 있는 경기그린에너지(주)는 지난 2011년도에 설립된 세계최대 연료전지발전소로, 청정연료인 LNG 및 친환경설비인 발전용 연료전지를 이용해 전기 및 온수를 생산 공급하는 회사다. 국가 전력수급 안정은 물론 신재생에너지 사업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담당해 국내 에너지 사업의 미래상을 제시하고 있긴 하지만 주택산업과 연관성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정탁 회장이 위와 같이 주택산업에 관심을 보이며 봉사직이나 다름없는 건설주택포럼 회장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된 이유는 바로 그의 이력과 무관하지 않다.

대림산업에서 직장생활의 첫발을 내딛은 그는 사우디, 이란 등 해외 현장과 국내 주택 현장에서 근무하며 오랜 기간 건설맨의 한길을 걸어왔다. 특히 건축사업본부 상무로서 아크로리버파크, 아크로리버뷰 등 수많은 정비사업을 담당했던 만큼 주택사업에 애정이 있을 수밖에 없을 터다.

실제로 한수원 한울원자력본부장과 관리본부장을 거쳐 현재 경기그린에너지를 이끌어가고 있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포럼의 공공부회장 및 수석부회장으로서 활동해 왔다. 주요 활동분야는 달라졌지만 주택산업분야에서도 열정적인 활동을 펼쳐왔던 것.

주택시장의 안정과 주거문화 향상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건설주택포럼 한정탁 회장을 만나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 건설주택포럼을 소개한다면.

건설주택포럼은 지난 1996년 학계, 업계, 언론, 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발족한 이래 지난 20여 년간 세미나와 연구소모임 등을 바탕으로 주택관련 제도 등의 연구와 개선을 위한 노력을 거듭해왔다.

특히, 우리포럼의 설립 목적은 회원들의 권익보호 및 상호협력은 물론 주택시장의 안정과 주거문화 향상에 기여하는데 있다. 우리포럼이 지난 20여 년간 수많은 세미나를 개최하며 주택관련제도 등에 대한 연구와 개선을 추진해 온 것도 이 때문이다.

 

◇ 취임사에서 주택시장의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강조했는데.

그동안 주택시장은 과도한 규제와 지속가능하지 않은 공급정책으로 냉온탕을 반복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 정부의 규제정책도 단기적인 효과를 보이기도 했지만, 결국 서울 지역의 경우 아파트 가격이 평균 50% 상승했다. 주요지역에서는 100% 이상 급등한 곳도 있을 정도다.

하지만, 그동안 경제가 크게 좋아진 것도 아니고 서울에 인구가 급증한 것도 아닌데 주택가격이 급등한다는 건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었다. 저금리 영향도 있겠지만,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진단은 “수요자들이 정부의 규제정책을 서울지역에 더 이상 공급이 어렵다는 신호로 받아들여 주택가격이 오른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됐다.

무엇보다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을 하는 정책기조가 중요하다. 정부는 ‘3기 신도시’를 주택공급 방안으로 내세웠지만, 3기 신도시가 서울을 대체할 수는 없는 것이 사실이다. 서울을 중심으로 혼란스러운 주택시장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서울지역에서 지속적인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후에도 정부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도입하는 등 더욱 강력한 규제정책을 단행하고 있는데, 역시 수요자들의 반응은 공급 감소를 우려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각종 규제정책으로 인해 서울지역의 유일한 공급수단이라고 할 수 있는 재개발‧재건축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불확실성을 해소 한다면 주택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다. 분양가상한제 하에서 저렴한 아파트가 지속적으로 공급될 수 있다는 신뢰를 시장에 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고밀도 개발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

땅값이 비싼 곳은 고밀도로 개발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다. 정부와 서울시는 오히려 고밀도 개발을 유도해 분양주택과 임대주택공급을 확대해야 한다.

 

◇ 정비사업과 관련한 의견이 있다면.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정비사업은 서울지역의 유일한 공급수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사업성과 공공성의 적절한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재개발‧재건축사업을 보다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업성과 공공성은 정해진 ‘파이’ 안에서는 반비례하는 것이 사실인 만큼 파이를 키우면서 사업성과 공공성을 동시에 만족해 나갈 수 있는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 앞으로의 계획은.

올 한 해 동안 우리포럼은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제도개선에 집중하고자 한다. 이에 세미나와 연구모임 대주제도 ‘서울 지역 내 지속가능한 주택공급 방안’으로 설정했으며, 포럼 내 도시정비 분과위원회 등에서 지속적으로 토론을 진행하며 다양한 의견과 아이디어를 모을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있다.

제도개선을 위해서는 한국도시정비협회를 비롯해 주택학회, 국토도시계획학회, 부동산개발협회 등 유관 학회 및 협회들과의 협업이 필요한 만큼 적극적으로 교류할 계획이다.

다양한 유관기관과 교류하며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 상반기 중 대토론회 형식의 세미나를 개최하고, 하반기에는 해당 방안이 실제로 적용될 수 있도록 국회 세미나 등도 개최할 예정이다.

  한정탁 회장은?

 - 경기그린에너지(주) 대표이사/사장

 - 전 한국수력원자력(주) 관리본부장

 - 전 한국수력원자력(주) 한울원자력본부장

 - 전 대림산업(주) 건축사업본부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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