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우리종합기술 허태현 대표이사 / 교통기술사

허태현 대표이사
(주)우리종합기술 / 교통기술사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의 다양한 인허가 과정 중 하나로 교통영향평가가 위치하고 있다. 교통영향평가뿐 아니라 교통관련 검토는 정비사업진행 과정의 전반에 걸쳐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양한 관련기관으로부터 정비 및 도시계획수립 시 부터 교통영향평가 및 사업시행 인허가 마직막까지 교통과 관련한 의견들과 검토요청을 요구받는다.

교통영향평가의 기본 취지는 해당사업으로 인해 발생되는 교통량과 변화되는 주변의 토지이용 및 도로․교통환경으로 인해 사업지 주변 교통의 악영향을 최소화시키고 그에 더불어 보행 및 차량 등의 이용자들의 안전성과 편리성 향상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교통’이라는 용어는 상당히 포괄적으로 생각할 수 있으므로 자차를 이용하는 사람이나 일반 시민들도 교통에 관련한 기본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오류를 범하기 쉽다. 이러한 이유가 바탕에 자리 잡고 있어서인지 모르지만 정비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다양한 사람들이 교통관련 업무를 조금은 가볍게 생각해버리는 경우를 흔하게 볼 수 있는 듯하다. 하지만, 이러한 가벼운 생각들이 정비사업의 절차 중 교통영향평가 과정을 어렵게 만드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교통영향평가를 수행하는 기업, 교통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 교통영향평가 심의위원회는 전문적으로 교통이라는 학문을 공부하고 현실에 적용 가능한 계획안을 수없이 고민했던 사람들이며, 이러한 교통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생각을 조합원들이나 일반시민들은 잘 모른다는 것이다.

그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교통영향평가 제도는 단순한 교통영향분석이 아니다. 해당 사업으로 인한 교통영향을 검토하는데 있어서 분석 결과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항을 검토하게 되는데, 그중 중요한 사항이 공공기여라는 부분이다.

교통전문가들이 교통영향평가 제도를 통해 사업지를 포함한 주변지역의 교통측면에서 공공기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정비사업 시장에서 교통영향평가를 수행하는 기업은 조합으로부터 비용을 받고 업무를 수행한다.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주처인 조합의 여건과 진행과정에서 비용절감이 절대적이라는 사실도 매우 잘 알고 있다. 당연히 교통영향평가를 수행하는 기업도 그러한 여건을 반영해 계획을 수립하게 되는데, 이렇게 수립된 계획안이 사업시행 인허가 과정에서 외부에 공개됐을 때 관련기관, 심의위원회 등의 교통전문가들의 시선에서는 부족함이 많을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교통영향평가 제도의 딜레마가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조합에서 비용을 받는 만큼 교통영향평가를 수행하는 기업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쉽게 생각해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쉽게 생각해버린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통영향평가를 수행하는 기업은 사업시행으로 인해 발생되는 교통 악영향 최소화 방안과 함께 공공기여 부분을 고려해 가능한 수준을 조합과 지속적으로 협의해야 하고, 조합도 눈앞의 비용절감뿐만 아니라 향후 조합원들이 생활하는데 안전성과 편의성도 한 번 더 생각해봐야한다. 여기에 더해 해당사업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는 교통전문가들도 공공기여를 포함한 해당사업의 사업성 등을 함께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필자가 생각하는 이러한 방안이 실제 사업현장에서 반영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업무수행 과정에서 항상 고민하고 부딪혀가면서 업무를 수행한다면 조금의 변화라도 시작될 수 있다고 믿는다.

정비사업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정비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서로간의 이해와 배려, 담당업무를 수행하는 기업의 노력이 더해져야만 성공적으로 사업을 마무리할 수 있으며, 그러한 노력과 과정들이 성공적인 사업완료 이후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을 한번 쯤 해봐야 한다.

조합원 및 주변지역의 이용자들이 향후 정비사업의 최종 결과물을 이용하고 평가할 때 교통의 편리성, 안전성 여부도 상당히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사람들의 집 밖에서의 생활은 교통에서 시작해서 교통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생활의 목적지를 이어주고 연결해주고 이동시 시간을 절약해주고 안전을 확보해주는 역할이 교통일수 있다는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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