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하늘 / 자유기고가

 

한글맞춤법규정에서 제일 먼저 나오는 게 ‘한글 맞춤법은 표준어를 소리대로 적되, 어법에 맞도록 함을 원칙으로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표준어를 소리대로 적는다는 원칙만을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심심찮다는 데 있다. 그래서 ‘표준어를 소리대로 적는다’라는 근본 원칙에 ‘어법에 맞도록 한다’는 조건이 붙는 것이다. 어법에 맞도록 한다는 것은 뜻을 파악하기 쉽도록 하기 위해 각 형태소의 본 모양을 밝히어 적는다는 말이다.

어쨌든 소리대로 적는 것이 원칙이라는 것만 기억하고, 어법에 맞도록 한다는 것은 곧잘 잊다보니 문서를 작성하면서 종종 헷갈리고는 한다. 게다가 휴대폰을 이용해 인터넷과 SNS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맞춤법을 무시한 채 소리대로만 적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정확한 단어 사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와 ‘히’로 끝나는 부사도 바로 헷갈리기 쉬운 경우이다. 일례로 ‘깨끗이’와 ‘깨끗히’ 중 어느 것이 맞는지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곤 한다. 정답은 ‘깨끗이’가 맞다.

한글 맞춤법 규정에서는 ‘-이’와 ‘-히’로 끝나는 부사를 구분하는 기준으로 “부사의 끝 음절이 분명히 ‘이’로 나는 것은 ‘-이’로 적고, ‘히’로만 나거나 ‘이’나 ‘히’로 나는 것은 ‘-히’로 적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이’와 ‘히’의 발음을 구별하기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 ‘고이/고히, 헛되이/헛되히, 일일이/일일히’를 발음을 기준으로 구분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따라서 ‘-이’와 ‘-히’의 구별은 다음과 같은 형태적인 기준을 참조할 필요가 있다.

아래의 예는 모두 ‘이’로 적어야 하는 경우이다. 아래의 예에 해당되지 않는 것은 ‘히’로 적는데, 이들은 모두 ‘-하다’가 붙는 어근 뒤에서만 가능하다.

(1) ‘하다’가 붙는 어근의 끝소리가 ‘ㅅ’인 경우

가붓이, 기웃이, 깨끗이, 나긋나긋이, 나붓이, 남짓이, 느긋이, 둥긋이, 따뜻이, 뜨뜻이, 반듯이, 버젓이, 번듯이, 빠듯이, 산뜻이, 의젓이, 지긋이 등

(2) ‘하다’가 붙는 어근의 끝소리가 ‘ㄱ’인 경우

깊숙이, 고즈넉이, 끔찍이, 가뜩이, 길쭉이, 멀찍이, 느직이, 두둑이 등

(3) ‘-하다’가 붙지 않는 용언 어간 뒤

같이, 굳이, 길이, 깊이, 높이, 많이, 실없이, 적이, 헛되이 등

(4) ‘ㅂ’ 불규칙 용언의 어간 뒤

가까이, 가벼이, 고이, 괴로이, 기꺼이, 날카로이, 너그러이, 대수로이, 번거로이, 부드러이, 새로이, 쉬이, 외로이, 즐거이 등

(5) 첩어 또는 준첩어인 명사 뒤

간간이, 겹겹이, 골골샅샅이, 곳곳이, 길길이, 나날이, 다달이, 땀땀이, 몫몫이, 번번이, 샅샅이, 알알이, 앞앞이, 일일이, 줄줄이, 집집이, 짬짬이, 철철이, 틈틈이 등

(6) 부사 뒤

곰곰이, 더욱이, 생긋이, 오뚝이, 일찍이, 히죽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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