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재가치 대비 매매가격 고평가 돼있다”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을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서울시 ‘아파트’와 관련, 매매가격에 거품이 존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토연구원 최진 연구원은 최근 워킹페이퍼 ‘아파트 가격거품 검증과 시사점(2012~2020년 1월)’에서 “시도지역 및 강남4구를 대상으로 아파트 가격을 분석한 결과 강남4구를 포함한 서울 지역 아파트에 가격거품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사실, 아파트가격과 관련한 거품논란은 꽤 오래전부터, 게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포털사이트에 ‘아파트 거품’을 검색해보면 전문연구원의 의견부터 “00 아파트에 가격 거품이 있나요?”라는 질문까지 수많은 검색 결과가 나오는데, 게시시점도 2000년대 초부터 최근까지 다양하다.

주택가격의 급등이 지속되면 부동산 자산 보유 여부에 따라 계층간 양극화 및 불균형이 심해질 수 있으며, 부동산으로의 과도한 유동성의 집중은 투자와 생산 활동으로의 자금흐름을 위축시켜 장기적으로 경제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 또한, 급격히 상승한 부동산가격이 급락할 경우 1990년대 일본의 장기침체,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같이 연쇄적인 자산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경기침체의 주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한편, 주택수요자 입장에서는 주택가격에 거품이 생성될 경우 높은 가격에 주택을 매입할 수밖에 없고, 거품 붕괴 시 자산가격 하락에 따른 금융 불안정 등 경제전반에 걸친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다.

국내 부동산시장은 2012~2013년 이후 서울 및 수도권과 광역시를 중심으로 가격상승이 이뤄지고 있으며, 서울 등 일부 지역은 높은 가격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이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잇따라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현재도 마찬가지다.

최진 연구원은 이러한 상황을 감안, 2012년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시도별 주택내재가치를 산정하고 내재가치대비 매매가격의 수준을 파악했다.

한국감정원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 아파트 중위가격 자료를 통해 전국, 수도권, 서울, 지방의 아파트 가격동향을 살펴본 결과,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기준 서울과 수도권은 2013년 8월 이후 상승하기 시작해 큰 폭의 하락 없이 최근까지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방은 2015년 11월 이후 상승을 멈추고 2017년 11월 이후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 기준 역시 서울과 수도권은 2013년 1월 저점에서 상승하기 시작해 최근까지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방은 2015년 1월 이후 상승을 멈추고 횡보하다 2017년 11월 이후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다.

또한 ㎡당 중위매매가격 시계열 자료의 경우 서울은 2013년 9월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며 상승폭이 점점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으나 지방의 경우 소폭 상승한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각 지표의 시점 차이와 변동수준 차이는 존재하지만, 서울은 2013년 이후 최근까지 상승폭을 확대해 가격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지방은 2016~2017년 고점을 형성한 뒤 가격이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한편, 중위가격과 실거래가격지수로 내재가치 대비 매매가격비율을 분석한 결과 서울, 강남4구, 세종시가 다른 지역에 비해 매매가격이 고평가돼 있으며, 2016년 이후 다른 지역이 일정 비율 수준을 유지하는 반면 서울, 강남4구, 세종시는 지속적으로 비율이 상승하는 양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내재가치 대비 매매가격이 고평가 된 것으로 나타난 서울시, 강남4구 및 세종시에 대해 가격거품이 있는지와 관련해 2가지 모형을 적용해 분석한 결과 강남4구를 포함한 서울시에 가격거품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진 연구원은 “이 연구의 결과는 주택 및 임대가격을 사용해 가격 움직임을 기초로 거품을 포착하는 방법론을 통해 분석한 결과로 검증기법의 한계로 인해 주택시장의 수요와 공급 요인 등 시장상황을 반영하지 못한 한계를 지니고 있다”면서 “주택가격의 균형가격을 정확하게 추정해 거품의 수준이 어느 정도에 이르렀는지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만큼 분석결과에 대한 해석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최진 연구원은 “코로나19의 발발로 경제의 수요와 공급 측면이 모두 악화돼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각국의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나타내는 등 실물경기가 급속이 악화된 반면, 부동산과 주식을 포함한 자산시장은 바이러스로 인한 경기 위축 우려로 잠시 주춤한 후 저금리를 통한 유동성 공급과 경기회복 기대감 등을 이유로 강세장이 지속되고 있다”며 “실물경기와 자산시장 간 온도차가 커지며 자산 가격 거품이 발생한 상황에서 부채를 더 이상 확대할 수 없는 환경에 직면할 경우 부동산 가격거품은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러한 위험요인들을 관리하기 위해 정부는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한 정책을 꾸준히 확대 시행함과 동시에 실물경기를 진작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정책방안을 모색해 나아가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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