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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사업의 일반분양 승인 시 조합원의 신탁등기 완료가 필요한지 여부법무법인(유한) 현 김은미 변호사
도시정비 | 승인 2021.03.18

 법무법인 현의 ⌜정비사업 법률산책⌟ ▮

 

법무법인(유한) 현 김은미 변호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은 조합원의 신탁등기에 대해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는 않으나, 일선 조합에서는 사업기간 동안 조합원 소유 부동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이주에 즈음해 조합원으로부터 조합을 수탁자로 한 신탁등기를 받고 있다.

이와 같은 조합원 부동산에 관한 신탁등기가 관행으로 자리 잡다 보니 최근에는 인가청에서 신탁등기 미이행 조합원의 존재를 이유로 분양승인을 거부하는 사례도 발생하게 됐다. 관리처분계획 인가 이후 돌연 변심해 현금청산대상자가 되기를 희망하며 신탁등기를 거부하는 조합원이 조합마다 한두 명은 있기 마련인데, 이를 이유로 분양승인이 거부되면 조합으로서는 여간 곤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과연 인가청의 이와 같은 분양승인 거부는 타당할까?

 

∥ 도시정비법에서 입주자 모집 승인의 요건

도시정비법에 따라 조합설립인가를 받아 사업시행자의 지위를 득한 조합은 건축심의와 사업시행인가(도시정비법 제50조)를 거쳐 건축물의 설계가 확정되면 건축물과 대지의 처분을 위한 ‘관리처분계획’을 수립, 그 내용에 따라 신축 건축물과 대지를 분양신청절차(도시정비법 제72조)를 거친 토지등소유자(조합원)에게 우선 분양하고(도시정비법 제79조 제2항) 잔여분을 조합원 이외의 자에게 주택법령의 규정에 따라 일반분양하는 절차(도시정비법 제79조 제7항, 제8항)를 거치게 된다.

조합원의 경우 관리처분계획 인가·고시를 득하게 되면(도시정비법 제78조) 분양대상자, 분양가액, 청산금액 등의 구체적인 조합원의 분양받을 권리가 확정되는 것이고, 종전 토지 및 건축물의 소유권은 신축건물을 분양받을 수 있는 권리로 잠정적으로 변환되는 것이며, 이전고시라는 행정절차를 거쳐(도시정비법 제86조) 신축건물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는 이른바 공용환권(대법원 2008다1132 판결 등 참조)의 절차를 거치게 된다.

조합원 이외의 자에 대한 분양(일반분양)에 대해서는 주택법 제54조 이하의 규정을 적용하도록 하고 있고(도시정비법 제79조 제4항, 제8항), 주택법 제54조의 위임을 받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제15조 제1항 제1호에서는 ‘주택이 건설되는 대지’의 소유권을 확보해야 착공과 동시에 입주자를 모집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특칙으로 도시정비법은 제79조 제8항 단서에서 “동법 제64조의 매도청구 소송판결(조합설립 미동의자에 대한 매도청구)이 있으면 확정되기 전이라도 입주자를 모집할 수 있다”고 하면서 “준공인가 신청 전까지 ‘해당 주택건설 대지’의 소유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규정해 일반분양승인 요건을 완화하고 있을 뿐, 달리 조합원의 신탁등기가 완료돼야 한다거나 승소판결을 요한다는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 재건축사업에서 분양대상 토지등소유자의 신탁등기

‘신탁’이란 위탁자가 특정 재산을 수탁자에게 이전하고 수탁자가 일정한 목적을 위해 그 재산을 관리·처분하게 하면서 대외적으로 신탁재산에 대해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하는 법률관계를 말한다.

그런데 도시정비법에서는 분양대상 토지등소유자(조합원)에게 사업시행자를 수탁자로 하는 신탁등기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는 명시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사업시행자로 하여금 관리처분계획을 득하면 그에 따라 처분하도록 규정함으로써 사업시행자의 처분권한을 인정하고 있다.

재건축사업에서 조합원들이 신탁등기를 설정하게 된 기원을 살펴보면, 주택법이 제정돼 시행되기 이전의 구 주택건설촉진법에 따라 규율되던 재건축사업에서는 공익사업이 아닌 민간사업으로 규정하면서 ‘관리처분계획’이라는 공법적 처분을 따로 두지 않았으므로 신탁등기의 방법으로 조합원들의 토지등소유권을 확보해야 사업시행이 가능했기 때문에 부득이한 방편으로 사용돼 왔던 것을 알 수 있다.

이후 도시정비법이 제정·시행되면서 ▲재건축사업은 재개발사업과 동일하게 정비사업의 한 축으로 포섭돼 관리처분계획이라는 공법적 처분권을 인정했지만 완전한 공익사업으로 인정된 것은 아니라는 점(재건축조합에게는 수용권한이 없으며 미동의자에 대한 매도청구라는 사법적 매매계약의 성립만이 가능함)과 ▲등기 명의가 토지등소유자 개개인에게 잔존하고 있음으로 말미암아 이를 임의로 처분하는 등 재산상 피해를 방지해 사업진행을 촉진하고 지적 정리의 편의를 제고하며 법인세를 절감하기 위한 점 등의 이유로 아직도 실무적으로는 조합원에게 신탁등기의 이행을 요구하고 있다(그 방법으로는 조합 정관에 신탁등기 이행의무를 규정하는 방식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법원은 “재건축정비사업에 동의함으로써 조합원이 된 사람은 당해 조합규약이 조합원의 신탁등기의무 등을 규정하고 있는 경우 이를 따를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0다71141 판결, 2018다260015 판결, 2018다26126 판결 등 참조)고 일관되게 판시함으로써 그 유효성을 인정해 왔다.

결론적으로 현행 도시정비법에서는 재건축사업도 정비사업의 축으로 포섭해 재개발사업과 동일하게 ‘관리처분계획’과 ‘이전고시’라는 공법상 처분(행정적 절차)을 거치도록 규정했으므로 신탁등기를 활용할 필요성은 구 주택건설촉진법에 따라 규율되던 시기에 비해 낮아졌고, 도시정비법령 어디에도 조합원에게 신탁등기 이행의무를 부과하는 규정은 존재하지 않으나 실무적으로는 기술적인 이유로 조합 정관에서 신탁등기 이행의무를 규정해 이를 계속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대법원에서도 그러한 정관 규정 및 그에 따른 조합원의 신탁등기 이행의무를 모두 유효한 것으로 인정하고 있다.

 

∥ 입주자 모집 승인을 위해 분양신청자의 신탁등기가 완료돼야 하는지 여부

앞서 본 도시정비법에서 분양신청을 한 토지등소유자(조합원)에 대한 분양과 일반분양의 절차와 요건, 재건축사업에서 조합원에 대한 신탁등기의무에 관한 법적 의미와 현황 및 입주자 모집 승인에 관한 제 규정을 종합해 보면 조합원에 대한 신탁등기 여부와는 무관하게 입주자 모집 승인을 득할 수 있다고 봐야 하고 그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정비사업의 시행자인 조합은 사업계획승인(도시정비법 제52조)을 득하게 되면 주택법 제15조에 따른 사업계획승인을 얻은 것으로 의제되므로(도시정비법 제57조) 주택건설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되는데, 이때 도시정비법은 사업계획승인을 위한 요건으로 조합원의 신탁등기의무를 완료할 것을 별달리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

② 재건축사업에서 조합원에 대한 신탁등기 이행의무는 명시적으로 규정된 바 없고 정관상 별도로 규정됐을 경우 법원에 의해 그 유효성이 인정되는 것일 뿐 신탁등기 없이 재건축사업을 진행할 수도 있는데 신탁등기 이행을 일반분양 승인의 요건으로 본다면 이러한 경우와 비교해 형평에 반하는 점

③ 조합원에 대한 분양절차는 관리처분계획에 따라 처분(관리)돼야 하고 새로운 건축물을 공급하며 이전고시에 따라 공용환권의 효력이 미치는 것으로서 단순한 기술적 수단에 불과한 신탁등기 미이행이라는 사실만으로 조합의 소유권이 확보되지 않은 것으로 볼 수는 없다는 점

④ 입주자 모집승인(일반분양)을 하는데 주택건설 대지의 소유권을 확보할 것을 요구하는 취지는 일반분양자에 대한 피해를 예방하고 사업의 지연을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할 것인데 조합원에 대한 분양절차, 재건축에서 신탁등기 이행이 갖는 의미를 종합해 볼 때 관리처분계획 및 이전고시라는 공법적 처분에 따라 일반수분양자들의 피해를 예방할 수 있고, 조합이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보증을 득하게 되면 조합원에 대한 신탁등기 여부는 이러한 취지와는 무관하거나 취지에 어긋날 우려가 없다는 점

⑤ 도시정비법 제79조 제8항 단서는 명시적으로 ‘미동의자에 대한 매도청구’에 대한 승소판결을 얻을 것만을 요구하고 있을 뿐 별달리 조합원에 대한 신탁등기의 승소판결을 요구하고 있지 않고 있는데, 이는 조합설립의 미동의자는 애초에 재건축사업에 참여하지 아니해 관리처분계획과 공용환권의 효력이 미칠 수 없는 자들이라는 점에서 분양신청을 한 조합원과는 명백히 구별된다는 점

⑥ ‘재개발조합’사업의 경우 강제가입제로 인해 조합원은 모두 사업시행자에 준하는 지위를 갖는다는 판례(대법원 2009다28394 판결, 서울고법 2019나2030981 판결 등) 에 따라 신탁등기 미이행 토지에 관해 조합이 소유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보고 있는데, ‘재건축조합’사업의 경우에도 조합설립에 동의해 분양신청을 마친 자는 종전의 토지나 건물을 현물출자하고 새로운 건물을 분양받는 것은 재개발사업의 토지등소유자와 다를 바가 없는 것이므로 역시 사업시행자에 준하는 지위가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동일한 결론이 도출돼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재개발사업과 비교해 형평에 반하는 점

⑦ ‘현금청산자’ 즉, 재건축사업에 참여했다가 탈퇴한 자들은 본래 조합원이었던 자로서 이미 조합원으로 가입하는 그 단계에서 조합의 소유권 확보 문제는 해결됐다고 봐야 하고 이후의 청산과정은 ‘조합원’의 소유로서 소유권 확보의 문제가 해결됐던 것을 다시 ‘조합’의 소유로 변경해 ‘청산’한다는 것에 본질이 있는 것이어서 애초 미동의자로서 비조합원에 대한 소유권 확보에 중점을 두는 매도청구와는 그 의미가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점에서 역시 관리처분계획과 공용환권의 효력이 미친다고 보아야 하는데, 하물며 중간에 탈퇴한 적도 없는 분양신청을 한 조합원들에 대한 토지는 기술적인 수단인 신탁등기 여부와 무관하게 조합이 소유권을 확보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점

⑧ 도시정비법이 입주자 모집 승인에 관한 특례를 규정한 것은 주택건설대지의 소유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원칙에 대한 ‘미동의자에 대한 매도청구’의 승소판결의 예외를 규정해 일반분양절차를 ‘착공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도록 촉진하기 위하려는 취지라고 봐야 하므로 예외는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원칙에 비춰 여기에 미동의자와 그 개념과 지위를 달리하는 조합원을 그것도 기술적 수단에 불과한 신탁등기 유무에 따라 여기에 포함시키는 해석은 허용될 수 없고 일반분양절차를 촉진하려는 입법취지에도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점

⑨ 위와 같이 조합원 소유권의 확보에 대해 별다른 규정을 두지 않은 도시정비법령의 취지에 비춰보면 조합원이 분양신청기간 내 분양신청을 하면 그 분양신청 의사에는 본인이 소유한 토지에 관한 모든 권한을 사업기간 동안 사업시행에 필요한 범위에서 사업시행자인 조합 등에게 이양한다는 의사까지 포함돼 있고 그와 같은 분양신청 결과에 따라 관리처분계획이 인가되면 사업시행자는 조합원 소유 토지에 관한 소유권은 확보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으며 현행 도시정비법령 및 주택법령의 다른 해석은 가능하지 않은 점

⑩ 현행법령 하에서도 사업시행자인 조합은 여전히 조합원 소유 부동산에 관한 신탁등기를 전혀 하지 않고 조합원에게 소유권을 남겨두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도 있고 이 경우 관할 인가청이 분양승인을 거부할 수 있는 근거가 없는데, 신탁등기를 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기로 한 조합의 일부 조합원이 신탁등기를 미이행 했다는 이유로 분양승인을 거부하는 경우 심각한 불균형이 발생하게 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재건축조합이 도시정비법 제79조 제8항 단서에 따라 입주자 모집 승인을 득하는데 있어서 ‘조합원에 대한 신탁등기’의 확정판결은 물론이고 승소판결도 필요치 않으며, 미신탁 토지에 관해 조합원이 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한 조합이 소유권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하므로 이에 반하는 관할 구청의 해석은 부당하고, 조합은 조합원에 대한 신탁 여부와 무관하게 입주자 모집 승인을 득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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