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숨겨진 한옥 따라 산책하는 서울도보해설관광코스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이 ‘서울 속 숨겨진 한옥 산책 서울도보해설관광 코스 3곳’을 추천했다. ‘성균관’과 ‘북촌 순례길’, ‘청운문학도서관’이 그 주인공이다.

 

◇ 대학교에서 즐기는 전통한옥 체험

성균관 내 유생들의 학문 수양의 중심지였던 명륜당.

•해설코스 : 탕평비각‧하마비‧반수→대성전 영역→은행나무→명륜당 영역→비천 당→성균관대학교박물관→존경각‧육일각‧향관청→정록청→장면가옥

•출발시간 : 10:00, 14:00

•소요시간 : 약 2시간

•특이사항 : 입장료 없음 (코스 중 ‘장면가옥’은 코로나19로 인해 운영중단)

아름다운 우리 한옥, 그 속에 담긴 700년 역사의 교육 이야기와 함께 아직까지 우리 생활 속에 남아있는 작은 흔적까지…. 고즈넉한 한옥 사이에서 머리와 마음의 양식을 가볍게 쌓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는 첫 번째 코스는 바로 ‘성균관’이다.

성균관대학교의 모태인 성균관은 지금도 대학과 나란히 공간을 같이하며 과거의 유서 깊은 전통 교육기관으로서 지금의 성균관대학이 있기까지의 이야기를 한옥 속에 가득 품고 있다.

대학교 정문에서 탕평비각과 하마비를 끼고 오른쪽으로 돌면 서울 문묘터를 마주하게 된다.

문묘는 대성전을 중심으로 동무와 서무를 두고 있는 조선시대 유교 사당으로, 공자 등 위대한 유학자들의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장소다. 특히 매년 2월과 8월에 지내는 석전대제는 문묘제례약과 함께 국가 행사로 치러지며 이는 아직까지 우리나라에만 남아있는 중요한 문화유산이다.

성균관 코스에선 또 늘 가까운 곳에서 접했던 장소도 만날 수 있다. 1000원권 지폐 뒷면에 배경으로 자리 잡은 한옥, 명륜당이다. 명륜당은 단순한 지식뿐만 아니라 유교적 이념도 함께 가르쳤던 유생들의 교육을 위한 강당이었다.

명륜당 좌우의 동재와 서재는 유생들의 기숙사로, 그 특성에 맞게 명륜당 건물보다 조금 더 옅은 갈색의 푸근한 느낌을 주는 한옥이다. 툇마루에 걸터앉아 천연기념물인 은행나무를 가만히 바라보면 서늘해진 바람과 함께 덩달아 마음도 평온해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이외에도 성균관의 도서관인 ‘존경각’, 임금의 대사례(大射禮)용 기구를 보관하던 ‘육일각’ 등 다양한 한옥 이야기도 만날 수 있다.

 

◇ 나만 몰랐었던 북촌 한옥이야기

북촌 8경 중 가장 대표적인 사진명소인 북촌로 11길.

•해설코스 : 광화문 시복 터→감고당길→조선어학회 터→윤보선가옥→정독도서관→맹사성 집 터→가회동 성당→석정보름우물

•출발시간 : 10:00, 14:00

•소요시간 : 약 2시간 30분

•특이사항 : 입장료 없음(코스 중 ‘가회동 성당’은 방문객 입장 불가)

서울 계동과 가회동을 아우르는 대표 한옥 명소인 북촌, 여러 갈래로 나눠진 골목 사이사이의 고풍스러운 한옥 그 이면에 숨겨진 북촌의 인물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코스가 바로 ‘북촌 순례길’ 코스다.

먼저 송현동 길자락을 따라 걷다 보면 닿는 감고당길 초입에는 새로 지은 듯한 건물이 있다. 올해 7월 설립된 서울공예박물관이다.

서울공예박물관은 한국 최초의 공립 공예박물관로, 전통부터 현대까지 총 2만점이 넘는 공예품과 자료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테마별 공예전시 뿐만 아니라 공예 음악콘서트, 도서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9월부터 제공할 예정이다.

감고당길은 인현왕후와 명성황후, 두 왕비가 지냈던 감고당이 있었던 길답게 주위로 돌담길이 쭉 이어지며 한옥마을을 향한 길로 인도한다. 주말의 감고당길은 차 없는 거리로 작은 공예 거리상점들이나 버스킹 등 거리공연이 펼쳐지니 참고해 가보는 것도 좋다.

한옥마을로 향하는 길에는 그 시작점을 알리는 듯 우직하게 서있는 한옥 한 채, 윤보선 가옥이 보인다. 150년이 넘는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가옥으로, 1960년 4.19 혁명 이후 선출된 윤보선 대통령이 집권 시기에 거주하면서 집무를 보던 공간이다. 외양은 한옥이지만 상해 임시정부 시절 중국의 양식이 담긴 내부 모습부터 가옥 맞은편에 대통령 사저를 출입하는 감시용 건물까지, 1년만에 대통령 임기를 마친 윤보선이라는 인물을 둘러싼 흥미로운 이야기가 남아있다.

이외에도 북촌 일대는 개화파 독립운동가들의 새로운 세상을 도모하려 했던 성지로, 지금의 정독도서관 위치에 김옥균과 서재필의 집터, 그 맞은편의 김홍집 집터, 헌법재판소 위치에 박규수 집터 등이 있다. 해당 위치의 표지석과 집터를 따라 돌아보며 현대 건축물과 한옥 사이, 투사들의 대한독립 열망이 모여 있는 북촌의 이면을 만나보자.

한편, 잠시 머리를 식히고 싶다면 가회동 성당으로 이동하는 길에 북촌로 11길을 들러보길 추천한다. 좁은 골목길을 가운데 두고 양옆으로 정갈하게 늘어선 한옥들과 그 뒤의 남산타워까지, 북촌 최고의 절경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북촌에서 무료로 한옥 내부를 체험할 수 있는 북촌 한옥청에서 잠시 머물다 가는 것도 좋다. 마루에 잠깐 기대앉아 쉬어갈 수도 있고, 9월 14일부터는 ‘서울 우수한옥 사진전’도 열린다.

 

◇ 한적한 나무숲 속 한옥 책방

청운문학도서관 사진 명소 ‘한옥 속 인공폭포’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36길 40

•운영시간 : 10:00~22:00 / 일요일 : 10:00~19:00 (※ 월요일 휴무)

•대표번호 : 070-4680-4032~3

•특이사항 : 입장료 및 주차공간 없음

입구부터 정겨운 글씨체의 팻말과 함께 뒤에 보이는 전통한옥이 마치 도심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각 계절의 변화에 따라 옷을 갈아입는 듯한 인왕산자락길 나무숲과 그 안에 지어진 가옥이 전통한옥의 운치를 한층 더하는 곳, 마지막 추천명소인 ‘청운문학도서관’이다.

서울 부암동에 위치한 청운문학도서관은 공원관리소로 쓰이던 낡은 건물을 한옥공공도서관으로 개발해 만들어진 장소다. 전통문화를 보존하려는 취지의 도서관 답게 한 겹 한 겹 수제 기와로 제작된 한옥 지붕과 연못 위에 떠있는 한옥 독채 등이 한옥의 섬세한 멋을 보여준다.

특히, 도서관 본관 옆 독채에 들어서 창호문을 열어 바로 보이는 자그마한 인공폭포는 SNS에서 유명한 사진 명소다. 마루에 앉아 폭포수를 바라보면 나도 모르게 ‘물멍’에 빠지게 된다.

한옥과 자연의 하나된 경치를 조금 더 감상하고 싶다면 도서관과 바로 이어지는 시인의 언덕을 올라가 보자. 어느 정도 오르다 뒤를 돌았을 때 시선 아래 펼쳐지는 기와지붕들이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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