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전 안중식(1861-1919) 100주기 특별전

6월 2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서화미술회합작도 (안중식 등 10인).

국립중앙박물관이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이해 20세기 전환기의 한국 근대 서화를 조명하는 특별전 ‘근대 서화, 봄 새벽을 깨우다’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근대 서화의 거장 심전 안중식의 대표작 ‘백악춘효(白岳春曉)’, ‘영광풍경(靈光風景)’을 비롯해 근대 서화가들의 그림과 글씨, 사진, 삽화 등 100건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백악춘효도 -여름본 (안중식)

전시는 안중식의 활동과 동시대 서화계의 동향을 보여줄 수 있도록 모두 6부로 구성됐다.

제1부 ‘서화의 신세대’에서는 안중식을 비롯한 1860년대 전후로 태어난 세대들을 조명한다. 안중식과 조석진, 오세창, 지운영, 황철, 강진희를 비롯한 서화가들뿐만 아니라 김옥균, 박영효, 민영익 등 개화 지식인들이 근대 서화의 새로운 주역으로 등장하는 양상을 살펴본다.

제2부 ‘계몽의 붓’은 동도서기의 하나로써 서화가들이 새롭게 수용한 인쇄매체를 소개한다. 신문, 잡지 등 인쇄 매체는 대중계몽의 수단으로서 개화기에 널리 발행됐는데, 안중식은 오세창의 계몽 활동에 동참해 삽화가로서 선구적인 면모를 보였다. 그의 두 제자인 고희동과 이도영 역시 각종 계몽 소설과 잡지에 표지 및 삽화를 그렸는데, 특히 이도영이 ‘대한민보’에 그린 만화는 당시 세태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와 비판이 담겨 있다.

제3부 ‘저항과 은둔의 서화’와 제4부 ‘서화가들의 결집과 확산’에서는 경술국치 이후 1910년대 서화계의 다양한 흐름을 살펴본다. 독립운동가 오세창과 이회영, 김진우를 비롯해 은일지사였던 윤용구, 은둔의 서화가로 살았던 황철과 지운영의 작품에는 화단 외부에서 저마다의 길을 갔던 이들의 정체성이 담겨 있다.

도원행주도(안중식).

한편, 화단의 중심에서는 1911년 서화미술회 설립을 시작으로 1918년 서화협회의 결성에 이르기까지 단체 결성과 교육 확대 등 활발한 움직임이 있었다. 이러한 화단의 조직적인 활동은 당시 제작된 여러 형태의 합작품을 통해 확인해 볼 수 있다.

제5부 ‘거장과 신예’는 1910년대 안중식의 전성기 화풍과 이를 계승한 신예들을 비교 조명한다. 안중식의 산수 화풍을 그대로 모방한 이상범의 산수화, 감각적인 색채가 돋보이는 이한복의 기명절지도는 서화미술회 강습소에서 안중식을 사사했던 신진 세대들의 전통 계승 양상을 보여준다. 이 시기 안중식의 실경에 대한 관심을 알 수 있는 ‘영광풍경’과 ‘백악춘효’는 전통 산수의 근대적 변모 과정을 보여주는 대표작으로서 이번 전시의 백미다.

전시의 대단원인 제6부 ‘새로운 도전과 모색’은 서화협회전람회와 조선미술전람회가 개최된 이후 전람회 시대를 맞이해 새롭게 변모하는 서화를 소개한다. 일본화에 영향을 받은 김은호, 최우석, 우리 역사를 소재로 다룬 이도영의 기명절지와 고사인물화, 1923년 동연사(同硏社)를 결성해 새로운 서화창작을 모색했던 변관식과 이용우, 노수현의 작품은 안중식 사후 새롭게 변모하기 시작한 근대 서화의 모습을 보여준다.

삼산육성도(강진희).

이번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용산으로 옮겨 온 다음 처음으로 개최하는 근대서화 전시로 그동안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던 다양한 서화 작품을 만나볼 수 있어, 이 시기 미술사 연구가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그동안 존재 여부만 알려졌던 일본 사노시 향토박물관 소장의 한국 근대 서화류 중 일부가 이번에 처음 공개돼 근대 서화가들의 한일 교류 양상을 살펴볼 수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영광풍경도 (안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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