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분당 입주 30년 … 일산‧평촌‧산본‧중동도 곧 30년 도래

▮ 건산연 ‘수도권 1기 신도시 현황과 발전 방향 모색’ 보고서 ▮ 

 

“분당, 일산 등 1기 신도시의 급속한 노후화에 대비하고, 도시 전반의 기능 향상 관점에서 새로운 정비 수단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최근 ‘수도권 1기 신도시 현황과 발전 방향 모색’ 보고서를 통해 “수도권 1기 신도시는 우리나라 도시개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도시정비와 주택정비의 방향성을 보여줘야 하는 의무가 있다. 수도권 주택수요 및 개발압력 대응을 위해서도 양호한 주거지 유지는 중요한 이슈”라면서 위와 같이 밝혔다. 보고서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 수도권 1기 신도시 아파트 준공 연도별 세대수 추이

<단위 : 호>

2020년 12월 10일자 다운로드한 세움터 건축물대상 표제부 자료에 기초. 한국건설산업연구원,

◇ 수도권 1기 신도시는?

분당과 일산, 평촌, 산본, 중동 등 수도권 1기 신도시는 1980년대 후반 주택 부족 등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됐다. 공공 주도로 대규모 택지 공급이 이뤄졌고 토지를 매입한 민간 분양 방식으로 주택 다수를 공급했다.

특히, 서울 내 가용토지 부족 문제가 커지면서 서울에서 20km 이내 대규모 신도시 계획에 따라 건설됐으며, 분당과 일산은 자족적인 도시 형성이 가능한 15~20㎢ 규모로 계획됐고, 평촌과 산본, 중동은 기존 도시 연계형 신도시로서 4~6㎢ 규모로 개발됐다.

한편, 수도권 1기 신도시는 도시의 규모와 지역적 특성에 따라 부여된 기능의 차가 존재한다. 경부축에 위치해 강남권역에 인접한 분당은 ‘상업, 서비스 기능 및 미래지향적인 정보산업’으로 계획했고, 경기 북부지역의 일산은 ‘평화와 통일을 상징하는 평화 배후도시’로 자족 기능을 부여했다.

이외에도 인천과 서울 서부지역 사이에 위치한 중동은 주택문제 해결과 기존 도시와의 연계 강화를 통한 균형 있는 도시공간 구조 개편에 방점을 뒀다.

특히, 수도권 1기 신도시는 주택정책 측면에서 성공적 평가를 받았으며, 우리나라 도시 개발의 대명사가 돼 이후 개발의 주요 모델이 됐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 높은 녹지율, 정비된 도로, 각종 편의시설을 갖춘 모습은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주거공간으로 받아들여졌고, 주거공간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이후 이뤄진 도시개발은 수도권 1기 신도시를 모델로 삼아 발전했다.

다만, 수도권 1기 신도시는 개별 도시로 계획한 것과 달리 수도권의 산발적 개발 등에 따라 연담화가 진행되면서 개별 도시로서 성격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분당 정도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 물리‧사회적 노후화 불구 여전히 매력적인 주거지

건축데이터 민간개방 시스템(세움터) 자료를 기초로 1기 신도시 아파트의 물리적 상황을 확인한 결과, 분당 신도시 시범단지가 1991년 9월 입주를 시작해 올해 준공 30년이 도래한다. 더불어 분당 외 4개 도시도 내년과 2023년이면 준공 30년이 도래한다.

특히, 올해 경과 연수 30년이 도래하는 세대는 5000여세대에 불과하지만, 내년부터 급격하게 증가하기 시작해 2026년까지 28만호에 달하는 주택이 30년 이상 된 노후주택으로 편입될 예정이다.

노후화가 진행되면서 주민 불만이 커지는 항목도 증가하고 있다. 경기연구원이 2019년 1기 신도시 자가 거주자 방문면접 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아파트 단지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는 높았으나 단지 내 주차장, 주민 교류 및 문화공간, 상하수도 부식 정도, 세대간 층간소음 부문은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시대 변화에 따라 5개 신도시 모두에서 사회적 노후화도 진행되고 있다. 2‧3기 신도시의 개발로 수도권의 공간 구조상 위치가 변화했으며, 2‧3기 신도시와 비교하면 밀도는 높고 녹지율은 낮기 때문이다.

더불어 지역내총생산(GRDP) 성장률도 1기 신도시 모두 경기도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획 당시 자족기능이 부여된 분당과 일산의 경우 일정 수준의 고용 창출은 이뤄지지만 자족기능의 성장세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서울 등 타지역 통근자에 비해 소득 수준도 낮아 자족기능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1기 신도시는 경기도 평균과 비교하면 매매가격 상승은 유지되고 있고, 회전율도 높아 수도권 내에서 여전히 매력적인 주거지의 위상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도시별로 상황은 다르다.

구체적으로 분당, 평촌은 젊은 인구 및 매입자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소득과 소득증가율도 높아 강한 도시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경부축의 지속적인 발전에 따라 강남권과 경기 남부권을 중심으로 고소득 일자리가 유지되거나 새롭게 생겨나면서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일산과 중동은 50대 이상 장년층의 유입이 확인되는데, 도시가 제공하는 기능과 주택가격의 지불가능성이 유지된 결과로 이해된다. 다만, 추가적 노령화가 이뤄지면 도시의 활력 저하 우려가 존재하며, 일산의 경우 소득 수준에 비해 소득 증가율은 낮고 연체율이 높은 점도 우려된다.

이외에도 소형주택 중심의 평촌, 산본은 다양한 수도권 지역으로 통근이 가능한 입지에 위치하면서 관할 시‧군구 내 매입 비중이 높아 실거주자의 높은 선호를 확인할 수 있었다.

 

◇ “급속한 노후화 대비해 논의 시작해야”

보고서를 통해 한국건설산업연구원 허윤경 연구위원은 “1기 신도시의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물리적 상황과 수요 상황을 종합하면, 양호한 도시 기능을 유지하고 있어 현시점에서 적극적 공공 개입의 당위가 크지는 않다. 특히 서울 및 경기의 낙후지역과 비교하면 양호한 도시 기능과 주거 기능을 유지하고 있어 공공 개입 필요성의 당위는 더욱 약화된다”면서도 “1기 신도시는 베드타운이라고도 불렸지만 다른 관점에서는 수도권의 양호한 주거지로서의 의미를 가지며, 이를 적극적으로 유지해야 수도권의 주택수요와 개발 압력에 대응할 수 있다. 현 시점에서 공공의 직접 개입은 빠른 편이라고 할 수 있지만, 급속하게 진행되는 계획도시의 노후화를 고려하면 지금부터 큰 틀의 논의가 시작돼야 할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또한 허윤경 연구위원은 “1기 신도시의 도시기능 향상과 발전은 수도권 도시공간 구조와 연계돼야 하지만, 장기적 관점의 인구‧가구 변화 패턴, 도심으로 집중하는 수요 패턴 등도 주요한 이슈다. 계획도시라는 특성을 고려하면 산발적 단지 중심의 정비가 아니라 스마트도시로의 변화 등 도시 전반의 기능 향상 관점에서 새로운 정비 수단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각 신도시별로 아래와 같은 발전방향을 제시했다.

- 분당 : 판교와 연계해 도시 기능 배치 및 향상이 고민돼야 하며, 젊은 계층과 경기 남부권 통근자 선호를 반영한 민간 주도형 도시 성능 향상이 필요.

- 일산 : 서울에서 진입하는 중장년층이 많은 만큼 이를 반영한 고령 친화 도시로의 발전이 필요하고, 새로운 도시 기능을 부여해 도시 활력을 유지할 수 있는 균형점도 모색.

- 산본 : 공공용지 비중이 높고 소형 주택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공공의 선도적 역할을 기대할 수 있을 것.

- 평촌‧중동 : 인근 도시와의 기능 연계 차원에서 새로운 도시 기능 향상이 고민돼야 하고, 양호한 수도권 주거지로서의 기능 유지를 위한 노력이 지속돼야 할 것으로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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