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아파트를 취득하면서 부모로부터 현금을 빌린 것에 대해 무조건 증여세를 부과한 것은 부당하다는 결정이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는 아들이 아버지로부터 빌린 돈을 상환한 것이 확인됐음에도 아들에게 부과한 증여세 처분을 취소하도록 과세관청에 시정권고 했다. 또한 관할 세무서장은 이와 같은 권익위 권고를 적극적으로 수용, 증여세를 취소했다.

사정은 이렇다. B씨는 아파트를 취득하면서 중도금이 부족하자 아버지로부터 3억원을 빌려 아파트를 취득했다.

또한 이후 B씨는 취득한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아버지에게 2억7000만원을 상환했는데, 이에 대해 과세관청은 아버지로부터 빌린 3억원을 증여받은 것으로 보고 B씨에게 증여세 6000여만원을 부과했다.

이에 B씨는 “아파트 담보로 대출받아 아버지에게 상환한 사실이 확인되는데도 증여세가 부과된 것은 억울하다. 증여세를 취소해달라”고 권익위에 고충민원을 신청했다.

그리고, 이와 관련해 권익위는 “▲B씨가 아버지로부터 수표 3억원을 받아 아파트 취득자금으로 사용했더라도 취득한 당일 아파트를 담보로 2억원을 대출받아 아버지에게 상환하는 등 총 2억 7000만원을 상환한 사실이 확인되는 점 ▲B씨와 아버지가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더라도 상환한 사실이 확인되므로 금전소비대차로 보는 것이 합리적인 점 ▲B씨는 3억원을 B씨 금융계좌로 이체받은 것이 아니라 아버지로부터 수표를 받아 아파트 취득대금으로 지급했으므로 3억원이 B씨의 통장 잔액과 혼재되지 않은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보면 B씨는 3억원을 증여받은 것이 아니라 차용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권익위 안준호 고충처리국장은 “과세관청은 불법 증여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과세해야 하나, 사실관계의 판단 차이로 과세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권익위는 앞으로도 국민들이 억울하게 세금을 부과 받는 일이 없도록 납세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